[한국인터넷신문 = 우경원 선임기자] 정치권은 요즘 “공항경제권”이라는 거대한 구호를 앞세운다.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경제권을 조성해 국가 성장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주장이다. 듣기에는 거창하고 멋있다. 그러나 정작 그 속을 들여다보면 영종도의 자리는 공허하다. 영종이 지닌 항공도시의 정체성은 뒷전으로 밀리고, 국제도시라는 이름만 덩그러니 걸려 있는 형국이다.
영종은 공항과 함께 태어났다. 인천국제공항은 대한민국의 하늘길이자 세계 5위권 허브공항이다. 이 거대한 인프라를 품은 영종이 항공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하지 못한다면, 이는 단순한 정책 실패가 아니라 국가적 기회의 상실이다. 하지만 지금 정치권의 논의는 영종이 아니라 그 너머 ‘경제권’이라는 광대한 그림에 치우쳐 있다. 광역 개념만 강조하다 보니 영종 자체를 항공도시로 키우겠다는 구체적 전략은 사라져 있다.
국제도시라는 간판은 이미 달려 있다. 그러나 간판이 국제도시를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국제도시로 불리려면 국제적 경쟁력을 뒷받침할 산업과 생활 인프라가 필요하다. 영종이 아직 숙박도시, 베드타운이라는 굴레를 벗지 못하는 현실은 그 간판이 얼마나 공허한지를 보여준다. 공항 옆에 사는 도시가 아니라 공항과 함께 성장하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해외 사례는 분명하다. 두바이는 항공과 물류를 기반으로 도시 전체를 성장시켰고, 싱가포르는 창이공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과 금융허브를 만들었다. 홍콩도 첵랍콕공항을 산업·관광·물류와 연결해 세계적인 항공도시로 성장했다. 이들 도시가 보여주는 공통점은 명확하다. 공항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도시와 국가를 견인하는 엔진이라는 사실이다. 영종도 역시 같은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그 잠재력을 현실화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추상적인 공항경제권 구호가 아니다. 영종을 항공도시로 특화하는 실질적 전략이다. 항공 정비(MRO) 단지, 항공 물류 클러스터, 항공 교육기관 유치, 항공 금융과 서비스업 육성 등 뼈대가 되는 산업을 키워야 한다. 동시에 주민 생활과 직결된 의료, 교통, 복지 인프라를 강화해 자족도시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영종은 국제도시라는 이름값을 하고,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진정한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문제는 정치권의 시선이다. 광역경제권, 수도권 균형발전이라는 큰 그림에 치중하다 보니 영종을 항공도시로 육성할 구체적 의지는 부족하다. 공항경제권이라는 말은 정치적으로는 충분히 매력적인 수사다. 그러나 영종이 항공도시로 성장하지 못한다면, 그 모든 구호는 결국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영종의 미래는 분명하다. 항공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영종 주민의 삶을 바꾸고, 인천의 경쟁력을 높이며, 대한민국을 세계 속의 항공강국으로 세우는 길이다. 공항경제권의 화려한 말 속에서 사라지고 있는 영종의 진짜 미래, 이제는 분명히 되짚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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