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신문 = 우경원 선임기자] 한국족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추진위원회가 11월 4일 서울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1800년 이전 족보현황 제1차 문중 보고대회’를 열고, 한국 족보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향한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번 보고대회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문중 대표와 학계·문화·정책 분야 인사 등 500여 명이 참석하며 성황리에 진행됐다. 오래도록 각 집안과 지역을 중심으로 보관되어 온 족보를 하나의 국가적 기록 자산으로 모아내기 위한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추진위원회의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사업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지난 7월 출범 이후 100여 일 동안 전국에 흩어져 있는 족보 자료의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총괄적으로 정리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져 왔다고 설명하며, “이 사업은 한두 개인이나 특정 문중의 노력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는 방대한 과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인의 뿌리와 정체성을 기록한 족보를 세계가 공유할 가치가 있는 인류 유산으로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국민적 참여와 공감, 그리고 지속적인 협력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날의 의미를 함께 나눈 한국족보보존회 고문이자 공동 주최자인 이헌승 의원 역시 “우리의 족보는 단순한 혈통 기록이 아니라, 인간 공동체의 윤리와 책임, 기억을 담고 있는 정신의 문화유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보고대회가 오랜 세월 개인과 가문 중심으로 존재해온 족보를 다시 ‘공동체의 역사’로 되돌려 세우는 과정의 출발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축사에 나선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과거 교육부 장관 재임 시절 ‘정체성 교육’을 강조했던 경험을 회고했다. 그는 “자신의 뿌리를 아는 것은 세계 속에서 당당하게 서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초”라며, 이번 족보 정리 사업이 단순한 기록 작업을 넘어 미래 세대에게 한국인의 자긍심을 심어주는 소중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특별시 오세훈 시장도 서면 축사를 통해 이번 움직임이 한국 족보의 가치가 인류 보편적 문화유산으로 재조명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한 서울시 역시 보존과 등재 과정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본행사에 앞서 추진위원회는 사단법인 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를 진행했으며, 신임 이사장으로 정호성 집행위원장을 선임했다. 정호성 이사장은 취임사에서 “족보는 한 집안을 넘어 공동체의 사유와 윤리를 잇는 근원의 기록”이라고 정의하며, 이를 세계 속의 기록유산으로 공식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 이사장은 언론, 문화사업, 체육단체, 국회의 보좌 및 기획업무 등 다양한 사회 현장을 경험한 인물로, 기획력과 통합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새로운 추진 동력 확보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추진위원회는 이번 보고대회를 기점으로 학계·문중·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 구조를 체계화하고, 202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을 목표로 학술 검증과 국제적 공조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족보의 체계적 조사와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보존처리, 국제 전문가 네트워크 연계 등이 단계적으로 마련될 예정이다.
오랫동안 집안의 역사로만 머물렀던 족보가 이제 한국인의 집단 정체성과 기억, 그리고 인류 보편의 문화 가치로서 다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1차 보고대회는 그 긴 여정의 출발점이었다. 그리고 그 여정은 이제 비로소 ‘한 문중의 기록’에서 ‘인류가 공유할 기록유산’이라는 더 큰 무대 위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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